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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에서 한의사로 [성기로 약대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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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필
(@keiusain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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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에서 한의사로

성기로(약대 57)

나는 은퇴하기전 22년동안 약국을 운영 하는 동안에 선교하고 싶은 충동을 많이 느꼈다. 교회에서 목사님이 성도들과 함께 선교 나갈 때 마다 같이하고 싶은 생각이 많았지만 약국을 지키느라고 함께 할 수 없었다. 그래서 70 세가 되자 마자 약국을 정리하고 단기선교를 나가기 시작했다. 처음 5년 동안 은 안경 사역으로 중남미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21세기 문명과는 완전히 소외된 삶을 살아 가는 가난한 산간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열심히 안경을 맞추어 주며, 저들을 섬기는 사역을 하게 되었다.

평생을 살아 가면서 잘 보이지 않는 데도 안경점에 갈 수 없는 가난한 주민 들에게 그들의 눈을 밝게 해주는 안경사역은 참 좋은 선교의 TOOL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여러가지 도수의 안경을 준비하고 교육을 받고 선교 현장까지 가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과 경제적 부담을 요하고 있다.

나는 5년간의 선교 사역을 마감하는 마지막 단기 선교에서 우연히 침술사역을 보게 되었는데 침술 사역도 의료 사역, 안경 사역에 못지않게 좋은 사역임을 알게 되었다. 안경 사역과는 달리 침술 사역은 작은 가방에 침과 알코올 패드와 SANITIZER를 준비하고 가면 되는 간편한 사역이다. 그러나 전신이 아프고 견통, 요통,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는 수많은 선교 지역 주민들에게 저들의 아픔을 즉시 덜어주는 침술 사역은 중요한 사랑의 사역이며 섬김의 사역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침술 사역은 약사로 평생을 살아온 나에게는 매력적이고도 적합한 사역이라고 느껴졌다. 그후 한의사로부터 3 개월간 침술 교육을 받고 두번이나 침술팀으로 선교를 나가게 되었는데 이 침술사역을 경험하면서 나는 나의 남은 삶을 침술선교로 살아가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정규 한의사의 과정을 이수하지 못하고 소중한 인간의 생명을 다룬다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었고 때때로 가슴이 고동치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하는 수 없이 모든 어려움은 하나님께 맡기고 한의대에 입학하게 되었다. 4년간의 과정을 이수하는 동안에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때 그때 마다 주님께서는 은혜를 부어 주셨다.

나는 CAR POOL을 해서 5시간이나 걸리는 버지니아 한의대를 주말 학생으로 통학했다. 하루는 비가 조금씩 내리는 늦은 밤이었다.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데 고속도로에서 차가 미끄러져 몇 바퀴를 돌고 난 다음 난간을 치고 멈추어 섰다. 차는 폐차가 되었지만 같이 탔던 네 사람은 다 무사했다. 앰뷸런스 기사의 얘기로는 두시간 전 똑 같은 장소에서 사고가 났는데 모두가 생명을 잃었다고 했다. 힘들 때 마다 후회를 하곤 했지만 주님께서는 그때 그때 마다 힘을 주시고 능력을 주셨다. 주님의 은 혜로 모든 과정을 마치고 면허 시험에 합격하여 이제는 당당하게 선교를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중남미 여러 나라에서 선교사역을 하다 보면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깊은 산골에 자리 잡은, 시골 주민들을 상대로 사역을 할 때는 대개 침 2-3 개 정도로 오래 고생하던 통증들이 잘 낫는 것을 경험하 게 된다. 그러나 도시에 가까운 지역 일수록 잘 듣지 않고 침을 여러 군데 꽂아야 된다. 안경도 마찬가지다. 깊은 시골에 사는 주민들은 낮은 도수의 근 시나 원시 안경만으로도 반응이 좋고 밝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도시에 가까워질수록 난시가 많고 원시 근시도 높은 도수의 안경을 사용해야만 된다. 이 런 현상은 아마도 시골로 갈수록 삶의 pattern이나 생각과 마음이 simple 하지만, 도시에 가까울수록 생활과 생각이 복잡해지고 경쟁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오는 현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요즈음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옷 들을 다 정리해서 필요한 것만 가지고 있고, 책장에 있는 책들도 거의 다 정리해서 있어야 할 것만 가지고 있다 보니 훨씬 stress를 덜 받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이 80이 되어 한의사가 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나는 임상 경력도 없고 과거에 쌓은 한방 지식도 없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뿐이다. 내 가 열심히 노력하며 임상경력을 쌓으려고 나의 최선을 다 한다고 해도, 하나님께서 나의 손길을 통해서 치료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것 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평생을 주님의 은혜로 살아온 내 자신이 주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살고 싶어 인생의 말년에 선교를 위한 한의사의 길을 선택했다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이 한의사의 길을 가장 소중하게 간직하며 내 삶의 마지막 부분을 아낌없이 살기를 소망하고 싶다.

(뉴스레터 2019-2에서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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